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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예내공과 도가내공의 구별
  글쓴이 : 박청정     날짜 : 07-12-03 16:07     조회 : 7052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기공과학과 졸업
한국무예원 무덕회 관장
현재 한국 도가양생기공회 수석연구원
저서 : ' 무예도보통지주해'



흔히 가을을 수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바로 양생(養生)하는 계절이라는 의미라고 본다. 만물이 영글어 저장되는 이 계절에 전통무예 십팔기(十八技)나 양생기공의 수련으로 건장한 장생(長生)을 도모하여 인생의 진정한 복락(福樂)과 행복을 찾아보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과거로부터 전수된 전통무예와 양생기공은 거의 대부분 한문으로 기록한 서적으로 그 이론과 실기가 전수되어졌다. 지금은 동방의 고전(古典)을 경외시하고, 서방에서 발전된 실증의 분석학문이 현대의 우리 학풍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밝은 사람이 드물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은 육신과 영혼을 지닌 심신일체(心身一體)의 존재이기 때문에 신체에 잠재된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곧 마음을 기르는 것이며, 마음을 닦는 것이 곧 신체가 건장해지는 것이다. 이 심신(心身)을 기르는 공부는 하나이면서도 둘이며 둘이면서도 하나인 것이다. 분리하여 온전한 건강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전통무예와 양생기공은 신체가 생긴 구조의 원리에 맞게 자연대로 율동하고 호흡하며 의념(意念)을 사용하여 내외(內外)를 함께 수련하여 전체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이 심신의 공부에서는 반드시 실기를 실천하고 이론의 학습을 병행하여야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

실기(實技)에 있어서는 상승(上乘). 중승(中乘). 하승(下乘)이란 수준의 차이가 있고 이론(理論)도 역시 매우 정교하다. 그래서 무예 공부는 선지식, 즉 인도하여 주는 스승을 만나는 것이 첫째 관건이라고 앞에서 말하였다.

올 바른 방법을 지도해주는 스승을 모시며 항심(恒心)으로 수련하는 시간이 오래되면 공부의 성취가 있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일반적으로 3년 수련에 소성(小成)이라하고 10년 수련에 대성(大成)이라 하지만 하루나 열흘 또는 한 달을 수련하여도 한 만큼의 건강 효과는 거둘 수 있다.

필자가 글을 쓰는 주제가 전통무예와 도가양생기공인 만큼 이 번에는 그 주제에 맞추어 무예 공부와 도가 공부의 동일성과 차별성을 먼저 서술해 보고자 한다.
천하의 어떠한 무예나 기공 등등의 공부나 수련이라도 정(精). 기(氣). 신(神)의 연마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기신을 도가삼보(道家三寶)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기(氣)가 그 중심을 차지하므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횡행하는 각종의 수련 종목에서 ‘기(氣)’라고 흔히 말하는 것이다.

정기신(精氣神)에 관한 공부 수련을 과거에는 내공(內功)이라고 표현하였고 지금은 기공(氣功)이라고 한다. 기(氣)가 없으면 역량(力量)을 만들어 낼 수도 없으며, 기(氣)는 역(力)을 이끌고 부리는 선구(先驅)로서 영도(領導)하는 것이므로 기(氣)를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기공(氣功)의 기(氣)는 호흡(呼吸)을 뜻하고, 공(功)은 호흡과 자세를 끊임없이 조정하는 연습으로 정기신(精氣神)이란 에너지를 연화(煉化)하며 축적하는 것을 말한다.

기공의 기(氣)에는 호(呼)와 흡(吸)으로 분별(分別)할 수 있다. 호(呼)는 양(陽)이 되고 흡(吸)은 음(陰)이 되며, 호(呼)는 동(動)이 되고 흡(吸)은 정(靜)이 되며, 호(呼)는 강(剛)이 되고 흡(吸)은 유(柔)가 되는데 음양(陰陽). 강유(剛柔). 동정(動靜)을 한 곳에 합하여야 비로소 기공의 작용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기공(氣功)의 공부에 있어서는 반드시 마음이 거친 조심(粗心)은 금물이며 마음이 안정되어 평안한 조심(調心)으로 세심(細心)하게 행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공의 수련에서 호흡을 하는 네 가지 원칙은 숨을 고르게 해야 하는 균(均). 가늘게 해야 하는 세(細). 길게 해야 하는 장(長). 깊게 해야 하는 심(深)이란 자결(字訣)이 있다.

또한 기(氣)를 운행할 때에는 역행(逆行)하면 아니 되며 길을 따라 순행(順行)하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순행(順行)으로 운행하면 장부(臟腑)의 서창(舒暢)이 순조로우며 쾌만(快慢)이 자유롭게 된다. 만약 역행으로 운행한다면 내부의 각 기관이 상해(傷害)를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올바른 인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기공(氣功)의 수련 방식은 두 종류를 벗어날 수 없는데, 바로 양기(養氣)와 연기(練氣)이다. 양기(養氣)는 도가(道家)의 정좌공부(靜坐功夫)이며 연기(練氣)는 무예단련이다.

양기(養氣)는 그 방법이 다양하나 오직 고요한 마음과 평온하게 호흡하여 기식(氣息)을 기르고, 전신의 내기(內氣)를 단전(丹田)에 충만하게 모으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기(氣)로 하여금 응주(凝住)하여 흩어지지 않게 하여 신외(身外)의 경물(境物)이 유도하는 바에 맡기지 않는 것이다.

맹자(孟子)께서 “나는 나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른다”고 하였는데 바로 좌망(坐忘)으로 양기(養氣)하는 공부를 말한 것이다.

연기(練氣)는 기(氣)를 단전(丹田)에 충만하게 모은 후에 밖으로 넘쳐흐르려는 기감(氣感)을 느끼면, 의식(意識)으로 그 기감(氣感)을 이끌어 체내(體內)에 운행하게 연습하는 것이다.
즉 연기(練氣)는 의식(意識)으로서 기(氣)를 부리는 것을 ‘이의령기(以意領氣)’라고 하는데 운행(運行)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만약 무예의 권법을 수련할 때에 팔의 힘을 쓰려고 하면 기(氣)를 팔에 운행하여 도달하도록 하고, 허리의 힘을 쓰려고 하면 곧 기(氣)를 허리에 운행하여 도달시키며, 전신(全身)의 사지백해(四肢百骸)에도 모두 이렇게 하여 어디에서나 힘이 있는 곳에 기(氣)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양기법(養氣法)와 연기(練氣法)로 대별되는 도가내공(道家內功)과 무예내공(武藝內功)은 결코 하나로 섞어서 똑같이 취급하여 말할 수도 없고 또한 완전히 분리된 수련을 말할 수도 없다.

무예수련에서 근본적인 힘을 기르고 자세의 틀을 다지는 참공(站功)은 양기(養氣)와 연기(練氣)가 융합된 수련의 방법으로 의식(意識)으로 기식(氣息)을 인도하여 경력(勁力)의 운용과 축발(蓄發)을 배합하는 연습으로 내공(內功) 수련의 기본형식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무예내공과 도가내공은 초보의 입문단계에서는 적정누기(積精累氣)하여 전신에 기(氣)를 충만(充滿)시키는 단계이므로 대강은 서로 같다고도 말할 수 있겠으나 이후의 모든 사항은 그 길을 각각 행하게 되는 것이다.

수행자는 각자의 공력(功力)에서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기(氣)를 운행하여 감내(堪耐)하는 능력과 경계도 각자가 다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기(氣)를 단전에서 운행하는 것이 있고, 기(氣)를 전신(全身)에 운행하여 도달시키는 것이 있다.

기(氣)를 단전에서 운행하는 것은 기(氣)를 전신에 운행하여 이르게 하는 근본이 된다. 기(氣)를 단전에서 운행하는 것을 내공(內功)이라고 하며 기(氣)를 전신에 운행하여 신체 각 부위에 도달하게 하는 것은 이미 기공(氣功)이 정심(精深)하여 신화(神化)의 경지에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공(氣功)의 수련이 절정(絶頂)의 단계인 등봉조극(登峯造極)에 이르렀을 때 신체는 가볍기가 거위 털처럼 가벼우나 가벼워진 것을 느끼지 못하고, 무겁기가 태산(泰山)과 같으나 무거워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
공부가 이에 이르면, 무예 실기에서의 점력(粘力). 토력(吐力). 흡인력(吸引力). 강유력(剛柔力) 등이 자연히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양기(養氣)와 연기(練氣)의 공부는 무예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공부(基本功夫)이며 필수적인 공부 방법이 된다고 하겠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기계문화의 편리함을 누리는 살기 좋은 시대라고 할 수 있으나 동시에 정신문화가 퇴락하여 인간 사회의 심각한 위기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조종의 맥락을 이은 전통무예 십팔기(十八技)의 수련은 우리 선조들이 살아온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기며, 위기의 시기에 출현한 한국도가의 양생기공의 수련 역시 개개인의 마음속에 신체에 대한 움직이는 철학이 성행하고 지혜를 일깨워 우리 사회와 국가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 넣어 줄 주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나아가 전통무예 십팔기와 도가기공의 수련은 21세기 세계화와 더불어 각 나라의 문화가 뒤섞이며 경쟁하는 문화의 세기에 한국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고 도덕사회를 건설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2007년 11월 28일(수) 대구 십팔기 무덕회에서 박 청정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