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십팔기협회 :::


   
  초라한 국군의 날, 처량한 광복절
  글쓴이 : 신성대     날짜 : 07-11-27 12:43     조회 : 6327    
신성대
전통무예연구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전통무예십팔기 보존회 회장
국군전통의장대 십팔기 사범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 경기] 논설위원 


1950년 10월 1일, 육군 3사단이 퇴각하는 인민군을 쫓아 38선을 다시 넘었다. 바로 이날을 기념하여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시절까지만 해도 ´국군의 날´은 공휴일로 서울 한복판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군사 퍼레이드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과거 독재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군부 반란으로 도적질한 정권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문민 정부니까 당연히? 억지로 군대에 끌려 갔다온 국민의 국군에 대한 앙금 때문에? 아니면 북한에 밉보이기가 무서워서? 엄청난 국방비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자고? 그도 저도 아니면 그저 군인들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자고? 이후 다시는 부활하지 못하고 점점 오그라들어, 지금은 계룡산 산속에 숨어 국민 몰래 치르는 그들만의 파티로 전락하고 말았다.

8월 15일, 우리에게는 ´광복절´이지만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로 불린다. ´패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원폭 피해국으로 둔갑시켜 주변국보다 더 크게 기념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인파로 미어터질 지경이고, 정치인들은 물론 수상까지 참배해서 전쟁 피해국들을 오히려 더욱 분통 터지게 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광복절´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공휴일이라 대부분 다 놀러가 버리고, 강제 동원된 학생과 공무원들로 자리를 메운 회관에서 겨우 일년에 한번 사람 대접받는 거동조차 힘든 늙은 독립유공자 몇 명 단상에 앉혀 놓고 일본 성토대회 여는 것이 고작이다. 매스컴도 이제 ´광복절´에 대한 기사거리가 고갈되어 버렸는지, 오히려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만을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에서조차 가르치지 않는 광복절 노래가 모기 소리처럼 잦아드는 것과 반대로 일본의 ´종전기념일´은 점점 더 요란스러워지다 못해 국경일처럼 변해 가고 있다. 8월 15일이면 일본 국군(자위대가 아닌)의 위협적이고도 거대한 군사 퍼레이드를 보게 될 날도 그다지 머지않을 것 같다. 우리에게 광복절은 이제 ´열받는 날´이 되어 버렸다.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을 승전일로 기념해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벌인다. 다시는 외적의 침략을 허용치 않겠다는 각오는 입으로 다지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싸워서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무력 시위로 보여주어야 한다. 군사 퍼레이드가 그저 독재 정권의 힘자랑도 아닐 뿐더러, 국군의 상투적인 기념일을 기리는 것만도 아니다. 반드시, 그리고 보란 듯이 치러져야 할 이유가 우리에게 있다.

근자에 들어 국군의 날 ´10월 1일´에 대한 이견이 분분해지면서 광복군 창설일로 새로이 정하자는 여론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보잘것 없어진 국군의 날에 대한 반성(울분)은 없고, 문민 정부 들어서 점점 사기가 떨어져 가고,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대한민국의 국군을 볼 때마다 지난 시절 서울 시가지를 힘차게 행진하던 군사 퍼레이드를 생각해 본다.

천만을 넘어서는 인구에 광장 하나 없는 서울. 청계천과 한강고수부지가 서울의 힘인가? 극렬한 노동투쟁이 한민족의 저력인가? 제발 힘과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하는 ´국군의 날´과 ´광복절´이 되었으면 한다. 넓은 평지로 청와대를 옮기자!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광장을 만들고 ´광복절´ ´3.1절´ ´국군의 날´ 등 국가적인 행사를 치르자! ´국군의 날´에는 외국의 귀빈(무기 구매자)들도 많이 초청해서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펼쳐야 한다. 거창한 ´국군의 날´ 행사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왜 북한 눈치만 보는가? 비록 강대국 사이에 낀 작은 나라지만 더 이상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해야 한다. 이 민족이 결코 전쟁을 두려워 하거나 사양만 하는 힘없는 백의민족이 아님을 세계만방에 고해야 한다. 그것이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고 숙명이다. 상무숭덕(尙武崇德)한다고 해서 군사정권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다. 군이 자랑스러워야 대한민국의 자존이 바로 선다.

말이 나온 김에 이왕 국군의 날을 바꾸려면 조선 군대가 해체된 을사조약(1905)을 기려 11월 17일로 하여 국권 상실로 인한 40년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잇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 글은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에 연재중인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