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십팔기협회 :::


   
  여성들이여, 무력(武力)을 길러라 - 여성ROTC를 위하여
  글쓴이 : 신성대     날짜 : 07-10-02 16:19     조회 : 6007    

신성대
전통무예연구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전통무예십팔기 보존회 회장
국군전통의장대 십팔기 사범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 경기] 논설위원 


유력한 대권 후보의 한사람인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되었다. 여권 신장의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계에서 탄식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들 스스로도 여성의 수권능력에 대해 그다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일부 회교권 국가를 제외하고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 비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속한다. 물론 초중등학교 교사 등 일부 직종에서는 남성을 밀어낸 지 오래되었고, 국가고시에서도 여성 합격률이 거의 과반수에 육박하고 있다. 심지어 사관학교에서도 수석입학 수석졸업을 여성이 차지해도 이젠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까지 나온 여성 대부분이 가정에서 전업주부로 근무(?)하고 있다. 여성운동가들은 우리나라 여성들도 남성 못지않게 능력도 있고 사회진출 욕구도 있지만, 한국사회는 여성의 사회진출에 장애요인이 너무 많다고들 불평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것이 유교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와 오늘날의 군사문화이다.

다음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갖기에는 이를 받쳐주는 제도나 공공시설이 너무 열악하며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비협조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계속 요구하거나 투쟁해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분명 학교에서까지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능력(성적)이 남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물론 뒤떨어질 이유도 없다. 그런데 졸업 후가 문제다. 여성들의 사회성이 남성들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직을 제외하고 상위직에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간혹 몇몇 여성 CEO들의 활약이 화재가 되고 있지만, 대개는 남편에게서 물려받았거나 부모의 후광으로 성공한 경우이다.

한국의 남성들은 어렸을 적부터 공부가 끝나면 좋은 여성을 맞아 가정을 이루고 처자식을, 때로는 부모 형제들까지 혼자서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자연스레 가지면서 자란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나중에 능력 있는 남자와 결혼해서 안락한 생활을 하는 신사임당형 현모양처를 꿈꾸는 분위기에서 자라나면서 가족에 대한 의무감이나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거의 모두 군에 가는 바람에 2년 혹은 3년씩을 “썩었다”. 계산상으로는 이 기간만큼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뒤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때부터 역전되기 시작한다. 이는 비단 남성과 여성의 비교에서만이 아니라, 군에 갔다 온 남성과 그렇지 못한 남성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적은 분명 여성이 앞서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능력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드러낸다.

사회는 조직이다. 군 생활을 통해 터득한 조직문화가 남성을 강하게 만든 것이다. 의무감, 책임감, 인내력, 단결심, 동지애, 명령과 복종, 희생정신, 강인한 체력, 리더쉽 등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질을 장기간의 단체생활을 통해 땀 흘리면서 몸으로 체득한 것이다. 이 군사문화가 오늘날 세계 10위의 무역대국으로 만든 원동력인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이런 것들을 여성들은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당연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성들이 맨 처음 부딪치는 벽이 이 군사문화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군복무를 마치지 못한 같은 남성들도 적응하기가 힘든데 여성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그렇다고 이 벽이 머지않은 장래에 없어질 것도 아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벽을 같이 타고 넘는 것. 이스라엘처럼 우리 여성들도 모두 군대에 가는 것이다. 당장 여성 모두가 갈 수는 없지만 원하는 여성들부터 차츰 늘려나가면 된다. 현실적으로 신병은 어렵지만 사관생도, 부사관 그리고 학사장교를 활용하여 늘려나가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 옛 신라의 화랑과 유사한 조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ROTC(예비장교훈련단), 즉 학생군사교육단 사관후보생(학군사관후보생) 제도이다. 이 제도는 원래 1916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한국은 1961년에 도입하여 초급장교 양성기관으로 정착하였다. 일반대학 재학생들에게 소정의 군사 훈련을 실시하여 졸업 후 장교로 임명하는데, 2006년 현재까지 44기 14만여 명을 배출하여 국방에 지대한 공헌을 해오고 있다.

비록 군사 정권 시절에 탄생하였지만 문민 정권이 3대를 이어가는 지금에도 군에서의 이들의 역할이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사회 각 분야에서 ROTC 출신자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그룹은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 정도가 ROTC 출신자이며, 상장기업 임원급만도 5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은 ROTC 출신자들을 우대해서 앞 다투어 채용하고 있다.

지(智), 신(信), 용(勇)을 좌우명으로 학문과 군사 훈련(武)을 동시에 닦으면서 습득된 강력한 실천력과 책임감, 그리고 통솔력을 바탕으로 각계에서 발군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문무겸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며, 우리의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가리키고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CEO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은 물론 장관, 총리, 나아가 대통령까지도 ROTC 출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제도이다.

군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여성의 ROTC 입단이 현실적으로 그다지 어려운 점이 없다고 한다. 합숙훈련이 아니므로 특별한 예산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어서 당장 시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필자가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굳이 논술대비가 아니어도 딸에게 매일 신문을 읽혀 사회참여 욕구를 평소에 길러주라는 것이다. 신문에서도 먹자면, 입자면, 놀자면, 연예면이 아니라 국제면, 정치면, 경제면을 꼭 챙겨 읽도록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딸이라도 조금 과격한 운동 하나쯤 반드시 익혀 평소에 인내력과 도전정신, 적극성과 협동심을 키워주라는 것이다. 몸짱 만드는 헬스클럽이 아니라 거칠고 힘든 운동 말이다. 이왕이면 개인 종목보다는 단체종목이 더 좋겠다. 투쟁심을 키워주는 무예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6,70년대 경제개발의 주역들은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주야로 일해서 고향의 부모를 봉양하고 어린 동생들 공부 뒷바라지를 한 대한의 딸들이었다. 그 덕에 우리가 이 정도라도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공을, 그리고 그들의 힘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고액지폐 초상에 신사임당보다는 유관순을 넣었으면 한다. 아니면 그때 그 ‘공순이’들을 그려 넣으면 어떻겠는가.

대한민국 남성들은 너무 강하다. 그리고 너무 힘들다. 우직하고 충성스런 남편 덕에 아파트 평수 넓히면서, 하나 아니면 둘 밖에 안 되는 자식 과외수업 매니저 역할로 사회참여 욕구를 대신하며 일생을 보내기엔 대한민국 여성들의 능력이 너무 아깝다. 이 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다시 한 번 경제 도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반드시 여성의 사회진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다음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이 글은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에 연재중인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