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십팔기협회 :::


   
  《무예도보통지주해》추천의 글
  글쓴이 : 심우성     날짜 : 07-07-17 23:49     조회 : 5645    

내가 우리 전통무예의 총서라 할 《무예도보통지》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된 것은 해범 김광석 선생 덕분이었다.
 6,70년대 전국을 민속답사로 쏘다닐 적에 《무예도보통지》를 들고 우리 무예를 익힌 무예인을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하다가 85년 봄 우연한 기회에 해범 선생을 만나 그가 바로 십팔기의 유일한 전승자이며, 십팔기가 곧 《무예도보통지》의 실체임을 확인했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내켜 하지 않는 해범 선생을 부추겨 십팔기의 실기를 공개할 것과, 그것을 책으로 펴낼 것을 강권하다시피 하였다. 그리하여 그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십팔기의 실기를 설명한 《무예도보통지실기해제》를 정리하면서 해범의 크고도 깊은 품격을 알게 되었다.
 이후 해범 선생은 제자들과 주변 학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일생 동안 닦아온 무예 이론과 실기를 모두 쏟아 부어 십팔기를 각론으로 해제한 《권법요결》《본국검-조선검법교정》《조선창봉교정》등을 출간하여 우리 전통무예의 지름길을 열어주었다. 때를 같이하여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의 열성적인 공연 활동 덕분에 십팔기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바야흐로 전통무예 붐이 일어나고 있다.  2006년 봄에는 해범의 제자인 동문선 신성대 사장이 《무덕(武德)-武의 문화, 武의 정신》이란 저서를 통해 이 방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무예의 새로운 지평을 펼쳐주었는데, 이번에 다시 아끼는 제자 박청정 군이 《무예도보통지》주해본을 완성하니 놀랍고 고마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조선 왕조의 무예 십팔기 교본인 《무예도보통지》는 1984년 국문학자 김위현 선생에 의해 한 차례 번역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석이 없는 단순 번역인데다 역자가 실제 십팔기를 익혔던 분이 아니어서, 여러 면에서 흡족하지 못한 점이 많아 못내 아쉬웠으나, 이번 박청정 군의 주해본은 방대한 주석과 해설을 덧붙여 이 방면의 전공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지침서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이는 분명 그가 해범 선생 문하에서 20여 년간 착실하게 무예 이론과 십팔기를 닦아왔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유일의 전통무예이자 정통무예인 󰡐국기 십팔기󰡑의 이론과 실기에 대한 학문적 토대가 완벽하게 구축되었으니 비로소 이 민족의 체통이 바로섰다 할 수 있겠다. 바야흐로 전통무예 십팔기를 국내외에 널리 펼칠 큰 집이 세워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십팔기는 원래 조선 왕조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체계화시킨 18가지 병장무예를 일컫는 것으로 사도세자가 완성하고, 정조대왕이 그 교본으로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었다. 다시 말해 나라에서 만든 나라의 무예로서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의 국기(國技)이다. 따라서 현재 해범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이를 지키고 보급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해야 마땅한 일들이다. 인류 역사상 국가가 만들고 국가가 이름지은 고대종합병장무예로는 조선의 󰡐십팔기(十八技)󰡑가 유일하다. 이처럼 귀중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일에 이제부터라도 학계와 해당 국가기관이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 연원이 불분명한 온갖 전통무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작금의 우리 무예계이지만, 한국 무예의 종가로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굳건하게 십팔기를 지켜나가고 있는 해범 문중이 있어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는 데 커다란 받침목이 되고 있다. 모름지기 이들의 연구 노력이 우리의 무예계뿐만 아니라 체육계와 민속․예능계는 물론 더 나아가 역사․철학계에까지 두루 파급되어, 우리 문화를 보다 다양화하고 살찌울 것을 확신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몇 글자를 적어 보낸다.

                                                      2006년 12월 沈雨晟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