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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을 되살려야만 하는 이유
  글쓴이 : 신성대     날짜 : 11-01-02 13:38     조회 : 3811    
새해가 몇 백번 다시 와도 난 잊지 않는다!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피격의 당사자들인 장병들이 속속 제대하고 있다. 혹시라도 군 내부의 정보, 실은 밝히고 싶지 않았던 부끄러운 내막이라도 발설할까 봐 이들을 별도로 모아 정신교육을 시킨 다음 소리 소문 없이 내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그 외에 복무중인 장병들은 원하는 부서에 배정해 준다는 핑계로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도 하는 모양이다. 습관적으로 으레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가면 그만인 게다.

천안함 피격에서 살아남은 장병들 중 상당수는 이미 제대를 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상당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은 장병들은 대부분 육상 근무중이며 몇몇은 복수의 일념으로 자원하여 다른 군함에 승선 근무중이라 한다. 하지만 그들도 머잖아 희미해진 국민들의 기억 속에 만기 제대하게 될 것이다.

 문(文)의 타락인가, 무(武)의 타락인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임에도 쉬쉬해 온 부끄러운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겠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유력하고 가진 자들은 그들의 자식을 해군이나 공군에 많이 보냈었다. 아무래도 깔끔해 보이고, 육군보다 덜 고생할 것 같아서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전방이 아닌 후방에 근무한다는 점이 그런 선택을 하게 했을 것이다. 아마도 면제받지 못한 것을 내내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헌데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장병들,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장병들 중 그 누구도 그들의 부모가 부자이거나 유력한 인물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 가난하거나 유력하지 못한 평범한 가정의 자식들이었다는 말이다. 부사관 이상 직업군인들이야 가난한 살림에 이왕이면 승선수당이라도 더 벌고자 해상 근무를 자원했다고들 하지만, 사병들은?

어차피 공군은 조종사가 아닌 다음에야 모두 후방 근무이므로 논할 것이 없다고 치자. 헌데 해군은 육상과 해상으로 나눠질 수밖에 없는데, 천안함 사건으로 누가 육상 근무를 하게 되고 누가 해상근무를 해야 되는지 분명하게 밝혀지게 된 것이다. 물론 그게 해군의 ‘전통’임을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없었다. 따져봐야 별 수 없기에 입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한편에 잘나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있는 재주 없는 재주 다 부려서 병역을 기피(자신들은 면제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지만)하고 있다. 동시대를 같이 살아갈 같은 젊은이들인데 누구는 바다에서 섬에서 산화해야 했고, 그 시간에 누구는 메달 땄다고, 홈런쳤다고 박수를 받고 병역면제까지 받았다.

이러고도 공정사회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있겠는가. 진정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라면 그들에게 박수는커녕 멸시의 손가락질을 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병역 면제받았다고 만세 부를 일이 아니라, 야구방망이 집어던지고 당장 입대해야 진정한 남아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추락하는 민주군대, 문민군대

그 동안 자식이 군대에 가면 그의 부모에겐 직접 소통하라고 중대장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었다, 그러다가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이제는 대대장까지 알려주도록 되었다. 참 친절한 군이다 싶지만 한심하기 짝이 없는 탁상 행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 이래서 대한민국 국군이 점점 더 나약해지고 타락해지는구나 싶어 통탄할 노릇이다.

천안함 사건 후 요즘 해군 함장들은 밤낮 없이 걸려오는 장병 부모님들 전화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한다.“내 아들 잘 있느냐, 헌데 누구누구네 아들은 본부 어디에 배치받았다는데 왜 내 새끼만 배를 태웠느냐? 애비가 힘없다고 배 태웠냐?” 이러니 작전이고 뭐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데, 더 미치겠는 건 본부에 배치받았다는 그 누구네 아들들 확인해 보니 모조리 사실이더라는 것이다.

연평도 교전을 치른 해병 용사들 중 고참병 일부가 벌써 제대를 하는 모양이다. 천안함 사건 때처럼 장병들이 언론에 접촉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간간이 소식들이 새어나오고 있다. 그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사연도 많지만, 개 중에는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하고 한심스런 사건들도 있다.

예전에 아들놈이 첫 휴가를 나와 대뜸 한다는 소리가 “우리의 적은 간부다!”라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부대에서 졸병들이 하는 공공연한 소리라면서 자초지종을 말하기에, 그래도 그럼 못 쓴다고 꾸지람하고 넘어간 적이 있다. 그 후 내내 찜찜했었는데,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대한민국 군대의 끝없는 타락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평도 포격이 시작되자마자 훈련을 마치고 정리중이던 사병들은 모두 자기가 맡은 포대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헌데 장교들은? 모조리 참호 속으로 다 피했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 아니냐? 지휘관의 자리가 원래 거기니까.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투가 다 끝날 때까지 지휘관의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사병들끼리만 대항했다는 것이다.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싸웠다는 해병 등등 자랑하려 내보인 사진에 나오는 병사들은 모두 졸병들이었다는 것이다.

전투중 지휘부의 지도력을 눈으로 확인한 해병 장병들은 “해병 장교는 더 이상 해병이 아니다!”라는 극언과 함께 제대를 앞둔 고참병들은 이들에게 연평도를 맡기고는 불안해서 제대할 수가 없으니 자신들이 봄까지 연장 복무를 하게 해달라고까지 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물론 졸지에 당한 상황이라 지휘부인들 그 짧은 순간에 상황판단하랴, 상부에 보고하랴, 온전하게 매뉴얼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애로도 있었을 터이다.

그래서 기습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것이 어찌 현지 장교들 때문이었겠나. 최고 지휘부까지 우왕좌왕한 판국에 말이다. 어쨌든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사한 동료들의 복수도 하지 못한 채로 제대를 해야 하니 그 울분을 토해낼 데가 없어 생긴 오해일 거라고 짐작되는데, 당연히 그런 독오른 제안이 받아들여질 리가 없고 예정대로 제대시키는 모양이다.

 햇볕정책의 햇볕은 어디를 비추는가?

천안함 사건 후 적의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것이 무슨 죄라도 지은 양 죄수복 같은 환자복 입혀 국민들 앞에 앉혀 놓고 기자회견해서 국민들을 한숨 쉬게 만들더니 아직도 그 버릇 여전하다. 군인이라면 이기든 지든, 적에게 포로로 잡혀서라도 당당해야 한다. 그런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당당함이 없으면 그건 군인이 아니다. 군인이 아닌 군인이 간부를 하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군이 한없이 나약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짜 군인은 전쟁을 해봐야 알 수 있다. 평화 시기가 오래 가면 정말 군인다운 군인은 중간에 다 도태되고, 대신 행정에 밝고 몸보신에 능한 그다지 군인답지 않은 인간들만 모조리 별을 달고 출세를 하게 마련이다. 해서 진급을 하자면 그저 복지부동 무사안일, 용감함보다 무난함을 처세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해서 “우리의 적은 간부다!”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의 정권이 문민정부의 완성이라 하겠다. 뒤집어 보면 햇볕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번 문민정권이라 할 수 있겠다. 대통령 이하 최고의 요직에 있는 분들이 모조리 병역미필이니 말이다. 이 또한 햇볕정책의 가장 큰 결과가 아닌가? 햇볕정책으로 북한군은 더욱 강해지고, 오히려 남한 군대가 햇볕에 흐물흐물해졌으니 하는 말이다. 거울에 대고 햇볕을 쏘아댔으니 당연한 결과이리라.

분명한 건 햇볕정책이 아니었으면 이번 문민정권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라는 사실이다. 이런 지경에 유독 군 간부들만 흉보고 나무라자는 것이 아니다. 긴 평화 시기, 더구나 햇볕정책을 추구한 미련한 문민정부 바람에 자연스레 그리 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처절하게 각성해서 내다버린 군인정신을 되살리자는 말이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변화가 일어나게 마련. 수차례의 서해 교전, 천안함, 연평도, 연이은 도발에 개망신당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는가 싶지만, 군의 변화란 장관 한 사람 바꾼다고 되지는 않는다. 조직 개편하고 새로운 무기 도입한다고 바뀌는 건 아니다. 효율적이고 위력적인 무기로 무장한다고 강한 군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 대한민국 국군이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면, 진정 군을 개혁하겠다면 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영웅을 버리지 마라

연평도 교전으로 사망한 북한군 5명에게 김정은이 ‘영웅’ 칭호를 주었다고 한다. 남한의 입장에선 열받을 일이나 말은 바로 하자. 그게 바로 군을 제대로 이끄는 바른 길이다. 헌데 이 땅의 역대 문민지도자들은 한없이 비겁했고 인색하고 궁색했다. 군인이 뭔지, 군인이 무엇으로 사는지도 모르면서 군통수권자였던 것이다.

연습 별 하나보다 실전 작대기 하나가 훨씬 더 소중하다. 백번 연습보다 한번의 실전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제발 발상을 전환하자. 1차 연평해전부터 이번 연평도 피격까지 실제 전투를 치른 장병들의 경험을 그냥 버리지 말고 계속 활용하도록 하자는 말이다. 승리를 했던 패배를 했던 실전을 해본 현역군인들은 현재 대한민국 국군을 통틀어서도 몇 안 된다.

이런 소중한 경험자들을 그냥 제대시켜 버리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다. 그들이 원한다면 특진을 시켜서 직업군인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부사관이 되고 싶으면 부사관으로, 장교가 되고 싶으면 장교교육의 기회를 줘서 그들이 언제까지나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남게 했으면 한다. 그들이 계속 군인으로 있다는 것만 해도 든든한 자부심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군인들이 그들을 곁에 두고 존경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들만큼 충성스런 군인이 어디 또 있겠는가. 이미 제대한 사람들도 원하면 다시 받아주고, 그도 아니면 군 관련 기관이나 산업체에 특채토록 했으면 한다. 공무원에 응시한다면 몇 배의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 기업들은 그들을 앞다투어 채용해야 할 것이다. 자신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책임감 강하고 기업에 충성할 것이다. 그런 인재를 어디 가서 구한단 말인가. ´특채´란 그런 일에 쓰는 말이다.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서해교전에서 격침당했던 참수리호는 박제가 되어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고, 두 동강난 천안함은 부둣가에서 이 추운 겨울 모진 눈비 맞으면서 처참한 모습 그대로 녹슬어 가고 있습니다. 산화한 마흔여섯 젊은 장병들의 혼령들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습니다. 그들을 건지고자 뛰어든 분의 혼령도 함께 말입니다. 언제까지 저들을 저렇게 방치해 둘 것입니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상당한 비용이 들더라도 다시 수리해서 서해 바다를 지키는 선봉에 달리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저 혼령들도 저승에서나마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올림픽 메달 딴 선수들만 영웅이겠습니까. 서해교전에서부터 이번 연평도 교전까지의 부상병들은 물론 참전 용사들 모두와 유가족들까지 청와대로 초청하여 점심 한번 대접하며 치하하고 위로해 주십시오. 그리고 꼭, 그 자리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 호명하며 ‘영웅’이라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예전에 대통령님께서는 서해교전에서 산화한 용사들의 유가족들을 대통령 취임식 단상에 모셔 그분들의 맺힌 한을 풀어달라는 달라는 저의 제안을 들어주신 적이 있습니다. 강한 군대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천안함을 꼭 되살려주시길 바랍니다. 마흔일곱 영웅들의 불굴의 무혼이 언제나 천안함과 함께 저 바다를 지켜낼 것입니다.
<데일리란>2010. 12. 31.

노신영   11-04-20 00:35
중요한 글 잘 보고 갑니다.